"오빠, 5만원만"…여자인 척 장애인 상습 갈취한 남성

입력 2024-02-02 18:20   수정 2024-02-02 19:41


여자 행세를 하며 지적장애인에게 수백만 원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2일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평호)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 또 다른 사기 혐의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은 A씨(27)에 대한 원심을 모두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집행유예가 되면서 실형을 면했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20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0일 광주 서구의 자택에서 카카오톡을 통해 여자 행세하면서 지적장애인인 B씨로부터 14차례에 걸쳐 555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카카오톡 프로필을 여자 사진으로 바꾸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참여해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는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 A씨는 여자행세를 하며 채팅방에서 만난 A씨의 돈을 가로챘다.

그는 "오빠. 혹시 3만원만 보내줄 수 있냐?", "요리해줄 테니 5만원만 빌려달라", "돈을 빌려주면 성관계를 해주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A씨는 2022년 9월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중증장애인인 C씨에게 여자를 소개해주겠다며 13차례에 걸쳐 386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종 범죄로 5차례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적장애인인 피해자들을 속여 반복적으로 돈을 가로채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김평호 재판장은 "생활을 영위하는 것도 힘든 지적장애인들을 여자 흉내까지 내면서 괴롭히고 더 힘들게 하는 것이 맞느냐. 이들은 보살펴야 할 사람들인데 오히려 약점을 잡아 돈을 가로챈 죄질이 불량하다"며 꾸짖었다. 이어 "2개의 사건이 병합됐기에 집행유예를 선고하지만, 보호관찰 명령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추가로 명령한다"고 판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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